늙어가는 사람과 숙성되는 사람은 인생이 다를 것이다.
우리는 늙어가는가, 숙성되는가?
나는 숙성되고 있는가? 아니, 나는 늙어가고 있다.
감사하게도 매주 글쓰기 주제를 주는 주체가 있다. 덕분에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늙어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시간 앞에 그저 쓸려가지 않고자 한다.
과거의 나는 과감했고 진취적이였다. 그리고 즉시 행동했다.
장남 콤플렉스 때문일까? 빨리 돈을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
쉼 없이 대학교를 졸업하고 돈 많이 주는 회사를 다니고 싶었다.
그래서 휴학도 하지 않고 스스로를 몰아 부쳐 심신이 많이 지쳐있었다.
방학마다 단기 해외연수체험에 참여하여 콧바람 좀 쐬고 살았던게 큰 행운이였다.
취업 문턱을 코앞에 둔 2015년 4학년 1학기 여름방학, 우연히 페이스북에서 한 회사의 인턴쉽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Hanintel> 이라는 해외 한인민박 예약 플랫폼 회사에서(Air B&B 같은) 직영으로 운영하는 게스트하우스의 매니저를 뽑는 공고였다.
근무지는 Hongkong.
해외여행을 너무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현지에서 체류하면서 인턴이라는 커리어는 너무나
매력적인 공고였다.
공고를 보고 의사결정 끝. Apply까지 한큐에 완료.
일주일쯤 지났을까, 운좋게 인터뷰 기회가 주어졌다.
외향적인 성격과 씩씩한 태도, 동시에 중국어를 할 수 있는 스펙덕분에 난생 처음으로 “회사원”이 되었다.
취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던 시절에 그야말로 로또당첨이라도 된 것같은 기분이였다.
당시 내가 받는 월급은 실수령액 133만원 정도, 주말에 아웃백스테이크 하우스 마감 알바를 하며 벌었던 돈에 비해 너무나도 큰 돈이였다.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 그야말로 빠르게 치고 올라간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8월 어느날, 홍콩을 가기위한 준비가 착착 진행되고 있었다.
휴학신청서 양식을 찾아보기위해 학교 사이트를 보던 중 흥미로운 게시글을 보게 되었다.
건국대 인제개발센터에서 연계된 기업에서 인턴십을 진행하면 최대 전공 15학점을 받게 되는 현장실습(인턴십) 학점인정제 <기업실무연수>라는 프로그램.
“와, 한인텔도 여기 있었으면 나 휴학 안해도 되는건데..”
“그럼 우리 회사를 여기에 등록 하면 되는거 아니야?”애초에 이 리스트에 있는 회사들은 어떻게 선정된 것일까? 다 처음 들어보는 회사였다.
어디서부터 진행해야 될지는 몰랐지만 안되면 원래 계획대로 휴학하고 가면 그만이였다.
어차피 안되면 계획대로 휴학하면 되기에 충분히 시도해 볼만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인제개발센터로 무작정 찾아가서 조교님께 내 상황을 설명하였다.
“저 중문과 학생인데요, 제가 이번에 인턴에 합격해서 곧 홍콩으로 출국을 앞두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프로그램이 있더라구요? 우리 회사도 이 프로그램에 적용 할 수 있나요?
기왕 인턴 가는거 학점 받으면서 일하면 좋을 것 같아서요.”
돌아온 피드백은 중어중문학과 학과장, 문과대학과장 승인을 받아오면 검토 해 보겠다는 것. 여럼풋이 실마리가 보이는 듯 했고 대학교라는 거대한 기관에 협상하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했다.
**#1 학과장 교수님들의 승인을 어떻게 받을 것인가?
#2 회사가 얻는 이익은?**
해당 논리로 제안서를 작성하여 회사와 학과에 PT를 진행하였고 최종적으로 단과대 학장 승인을 받아 인제개발센터에 전달하였다.
출국 2주를 앞두고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회사와 학교를 다니며 무수히 많은 메일과 설득을 한 끝에 나는 기업실무연수 시스템에 회사를 등록시켰고, 운좋게 15학점을 받으며 홍콩에서 7개월간의 인턴생활을 하게 되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걸 어떻게 내가 이뤄냈을까, 정말 겁도 없이 행동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대학, "기관"이라는 거대한 주체를 HWP 문서하나로 실무자를 "일"하게 만들었다는 경험이 너무 짜릿하다.
행동을 해야 결과가 나오고 운이 따라주면 얻고 싶은걸 얻게 된다.
최근 몇 년간 안정감에 취해 행동하지 않고 흘러갔던 시간들이 아쉽다.
남은 2023년에는 생각 나면 그냥 바로 행동해야겠다.
한인텔 인턴은 2016년 2월에 종료 되고 나는 15학점을 받고 졸업을 할 수 있었다.
내 다음 인턴으로 같은과 후배도 15학점을 받으며 인턴쉽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지막 홍콩 근무
홍콩과기대(香港科技大學) 플리마켓 행사 참여
이례적인 한파가 홍콩에 왔을 때, <저는 매니저 매튜입니다 :)\>